
[데일리엔뉴스 이종성 기자] 수원시정연구원 수원학연구센터가 수원비행장의 80년 역사를 정리한 단행본 '수원비행장, 공간의 균열과 그 사이의 삶'을 발간했다. 이번 책은 수원비행장이 단순한 군사시설이 아니라, 한국 현대사와 지역사회, 그리고 시민 개개인의 삶이 교차한 복합적 공간이라는 점에 주목해 기획됐다.
수원비행장은 1944년 일제에 의해 건설된 이후, 한국전쟁을 거치며 일본군, 미군, 한국군, 북한군, 중국군 등 다양한 군대가 점령한 공간이다. 점령 주체만 10년간 9번 바뀌며, 한반도 근현대사의 격동을 압축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현재는 대한민국 공군 제10전투비행단이 주둔하고 있다.
이번 단행본은 한국, 미국, 일본 등에 흩어져 있던 희귀자료와 미공개 사진 500여 점을 수집해 구성됐다. 사진 중심의 사료를 통해 수원비행장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복원했으며, 각 시기의 사회·정치적 배경과 함께 지역 주민의 삶의 변화를 함께 담았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는 1950년대부터 2000년대 이후까지 수원비행장과 공군 제10전투비행단의 변화상을 사진으로 정리해, 당대의 장면을 시각적으로 생생히 전달한다.
2부는 일제강점기 비행장 건설, 미군정기와 정부 수립기, 한국전쟁기 미군 전략기지로서의 역할, 전쟁 이후의 변화까지 시기별로 수원비행장의 역사적 흐름을 정리했다.
3부는 한국전쟁기 주둔했던 미 공군 제8전투폭격비행단 조종사들의 회고록, 작전기록, 일상생활 사진 등을 통해 전쟁과 일상이 공존했던 공간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4부는 비행장 건설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이주해야 했던 주민들의 이야기, 고색동 새터 마을 형성과정, 비행장으로 인한 소음 피해와 지역사회 갈등, 그리고 최근 군공항 이전 문제까지 포함해 지역사회와 비행장 사이의 복합적인 관계를 다뤘다.
홍현영 연구원은 “이번 단행본은 수원비행장을 단순한 군사시설이 아닌, 시민들의 삶과 지역 정체성이 교차한 공간으로 재조명하고자 했다”며, “공간의 균열 속에서도 삶을 이어온 사람들의 목소리를 충실히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김성진 수원시정연구원장은 “이번 연구서는 전국 주요 도서관과 관련 연구기관에 배포될 예정”이라며 “수원비행장 관련 정책 수립과 지역사 연구의 기초자료로서 널리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