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엔뉴스 이종성 기자] 고양특례시가 행주산성 일대를 관광명소로 육성하기 위해 각종 문화·인프라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기반시설 확충은 시의회 예산 삭감에 막혀 지연되고 있다. 축제와 관광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도로·교통 인프라는 제자리걸음이다.
행주산성 일대는 연중 관광객이 몰리는 고양시 대표 관광지다. 매년 ‘행주가예술이야’, ‘행주문화제’ 등 지역축제가 열리고, 국수와 장어 등으로 유명한 먹거리촌이 조성돼 있어 주말마다 발 디딜 틈 없이 붐빈다.
오는 6월 14~15일에도 드론불꽃쇼, 투석전, 각종 공연 등이 포함된 ‘행주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노후한 관광시설을 리모델링해 콘텐츠를 보강했고, 한강변 수변데크길이 개통되며 장항습지, 대덕생태공원 등과의 연계 관광도 활발해졌다.
시는 관광 수요 증가에 맞춰 접근성과 교통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행주산성 마스터플랜’을 수립 중이다. 핵심은 총 1.95km에 이르는 ‘행주산성순환도로’ 조성이다. 관광전용도로, 보행로, 자전거도로 등을 포함한 기반시설이 계획돼 있다.
그러나 도로 기본설계 및 도시관리계획 수립을 위한 예산 2억 원은 지난해 2회 추경부터 총 3차례 연속 시의회에서 삭감됐다. 올해 1회 추경에도 전액 삭감되며 사업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상태다.
행주산성 인근 도로는 대부분 2차로로 좁고, 인도·자전거도로 등도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관광객은 물론 지역 주민들의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는 현재 장기 미집행 공원으로 남아 있던 ‘행주산성역사공원’ 32만 5천㎡ 부지에 대한 실시설계를 진행 중이다. 궁도장과 역사문화체험관, 역사박물관 등 관광거점 시설이 포함된다.
이와 함께 한강 수역에 ‘행주나루 선착장’을 조성하는 공유재산관리계획도 추진 중이다. 선착장은 수난사고 대응 및 향후 수상 교통망, 수상레저 기반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행주산성 일대에 관광객 체류를 유도할 수 있는 ‘한옥마을’ 조성도 타당성 조사 용역을 통해 검토 중이다. 시는 행주서원 등 기존 역사자원과 한류 콘텐츠를 연계해 체류형 관광지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도로 등 기반시설이 조기에 마련되지 않으면 관광객과 시민의 불편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행주산성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병행 추진 중이지만, 교통 기반시설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며 “시의회의 협조와 소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지속되는 예산 삭감으로 기본설계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당분간 관광객과 지역주민들의 불편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