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엔뉴스 이종성 기자] 10월 31일 금요일 오후, 수원컨벤션센터의 전시장은 은은한 향기가 공기를 타고 퍼졌다.
제3회 ‘뷰티썸 수원 2025’의 개막 현장이었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향수병처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수원컨벤션센터 전시장 처음 오는 곳은 아니었다. 그런데 오늘따라 규모가 크게 느껴졌다.
 
조명이 눈부시게 밝았고, 천정의 분홍색 현수막 아래 ‘향기특별관(SCENT ZONE)’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곳곳에서 향수 시향지와 화장품 샘플을 손에 든 관람객들이 향을 맡으며 대화를 나눴다.
개막식 현장, 사전 공연을 마치고 사회자가 이재준 수원시장을 소개했다.
 
 
무대 위로 이재준 수원시장이 등장하자 플래시가 터졌다. 시민들과 언론의 관심이 뜨거웠다.
이재준 시장은 사람과 향기가 공존하는 도시를 이야기 했다.
수원의 뷰티 산업이 단순한 미용을 넘어 도시 문화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뒤이어 조신행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장이 축사를 통해 K-뷰티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조했다.
케이시 킬리안 세계화장실협회(WTA) 부회장은 “깨끗한 도시가 아름다움의 시작”이라며 수원이 환경과 뷰티를 함께 발전시키는 모범 도시라고 평가했다.
이대선 수원시의회 환경안전위원회 부위원장은 “지속 가능한 도시미(美)”를 화두로, 환경과 문화의 조화를 강조했다.
개막식이 끝나고 이재준 수원시장과 내빈들의 본격적인 전시장 관람이 시작됐다.

Modois의 향수 부스 앞에는 젊은 여성들이 길게 줄을 섰고, 아루탄(Arutan)에서는 천연 성분 화장품을 직접 시연하며 향과 질감을 비교해보는 체험이 이어졌다.
셀레코(Celleco) 부스에서는 외국 바이어와 상담이 진행되는 등 국제 행사다운 전문적인 분위기도 느껴졌다.
 
가장 활기를 띤 곳은 수원시가 운영하는 ‘새빛톡톡 시민참여 부스’였다.
시민들이 QR코드를 통해 바로 설문을 등록하고, 룰렛 이벤트로 참여의 재미를 더했다.
행정이 ‘참여형 문화 콘텐츠’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한편, 대학 창업관에는 청년 창업자들의 열정이 빛났다.
 
성균관대학교 창업지원단 부스에는 학생들이 직접 만든 디퓨저 브랜드 센티스토리(Scentistory)가 전시돼 있었다.
‘세계가 인정한 조향 교육, 이제 한국에서’라는 문구 아래, 향이 은은하게 퍼지며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옆에는 여드름 패치 브랜드 EZ 터치(EZ Touch) 부스가 눈에 띄었다.
관람객들은 직접 패치를 붙여보며 제품력을 체험했고, 선하의 정원, 아글라이아(Aglaéa) 등 천연비누 브랜드 부스에서는 비누 향이 공간을 채우며 따뜻한 감성을 더했다.
 
가장 이색적인 공간은 ‘화장실문화박물관 해우재’였다.
‘World Toilet Association’ 간판 아래에 위생과 환경을 주제로 한 전시물이 설치돼 있었다.
‘쾌적한 공간이 아름다움을 만든다’는 안내문이 눈길을 끌었다.
뷰티와 위생, 환경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수원의 도시 철학이 느껴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전시장 안은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어디서나 향이 풍겼고, 사람들은 손에 시향지와 기념품을 들고 천천히 걸었다.
단순한 뷰티 전시회가 아니라, 도시가 향기를 매개로 사람과 산업, 문화를 연결하고 있었다.
하루 동안의 현장은 향처럼 은은했지만 오래 남았다.
‘뷰티썸 수원 2025’는 그저 화장품을 전시하는 자리가 아니라, 수원이 자신만의 향기로 도시의 정체성을 표현한 무대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