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엔뉴스 이종성 기자] 이재준 수원시장의 지난 4년은 단순한 시정 운영의 시간이 아니라 수원의 도시 구조와 성장 경로를 다시 짠 전환기로 평가된다.
민선 8기 출범 직후부터 시선은 분명했다. 보여주기보다 현장이 먼저였다.
당선 직후 수해 대응 현장으로 향하며 취임식조차 차분히 치르지 못한 채 시정을 시작한 장면은 지난 4년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시정의 출발점부터 행사보다 시민의 삶과 재난 대응이 앞섰다.
민선 8기 출범 당시 수원시는 이 시장을 ‘도시전문가’로 소개하며 탄탄한 경제특례시, 깨끗한 생활특례시, 따뜻한 돌봄특례시 구상을 제시했다.
이후 수원시는 첨단과학연구도시와 문화관광도시를 앞세워 도시의 큰 방향을 다시 세워 왔다.
지난 4년을 돌아보면 이재준 시정은 개발과 복지, 역사와 산업, 공간과 생활을 따로 놓지 않고 하나의 도시 구조 안에서 함께 풀어낸 시간에 가까웠다.
지난 4년의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은 공간 대전환이다.
수원시는 2025년 9월 광역철도망 구축이 마무리되면 전철역이 22개로 늘어난다며, 이들 역세권을 복합개발해 22개 콤팩트시티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공식화했다.
이어 2026년 신년 브리핑에서는 기본계획 수립을 마무리하고 9개 전략지구에 대한 민간 제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종합운동장 일대도 역세권과 연계한 스포츠·문화·여가 복합공간으로 재구상에 들어갔다.
이는 단순한 개발사업 묶음이 아니다. 철도와 주거, 상업과 문화, 생활 기반시설을 한 공간 안에서 다시 배열하는 도시 재설계에 가깝다.
2022년 수원시 4개년 계획에도 역세권 개발을 통한 성장 거점 조성이 핵심 축으로 담겼다.
민선 8기 수원이 출범 초부터 공간 구조 개편을 시정의 앞줄에 놓았다는 뜻이다.
이 흐름은 서수원에서 더 선명해졌다.
수원시는 탑동 이노베이션밸리와 수원 R&D사이언스파크, 북수원테크노밸리, 우만 테크노밸리를 잇는 ‘환상형 첨단과학 혁신클러스터’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6년 1월 시는 탑동 이노베이션밸리 공사 착수, R&D사이언스파크 실시계획인가 추진, 북수원테크노밸리 착공 준비, 우만 테크노밸리 마스터플랜 수립 계획을 함께 제시했다.
도시의 성장축을 한쪽에 몰아넣지 않고 다핵 구조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탑동 이노베이션밸리는 그 상징성이 크다.
수원시는 2025년 4월 탑동 이노베이션밸리 실시계획 인가를 승인했고, 같은 해 7월에는 토지공급계획도 승인했다.
이 사업은 탑동 일원 26만㎡ 부지에 R&D와 첨단기업 중심의 복합업무단지를 조성하는 내용이다.
지식산업센터와 벤처기업 집적시설, 소프트웨어 진흥시설 등이 들어설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시는 이를 통해 서수원권 산업기반 거점을 육성하고 자족 기능과 고용 창출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수원 R&D사이언스파크도 지난 4년의 핵심 장면이다.
수원시는 2026년 1월 권선구 입북동 일원 35만㎡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고시했다.
시는 향후 보상계획 수립과 실시계획인가 등 후속 절차를 거쳐 2027년 착공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밝혔다.
수년간 숙원으로 거론되던 사업이 실제 행정 절차의 본궤도에 올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이 두 축은 결국 수원 경제자유구역 구상으로 이어진다.
수원시는 R&D사이언스파크와 탑동 이노베이션밸리를 중심으로 100만 평 규모의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추진하며 ‘한국형 실리콘밸리’ 조성을 내걸고 있다.
산업 유치에 그치지 않고 연구개발, 교통망, 정주 여건을 한데 묶어 도시의 미래 산업 구조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이재준 시정의 지난 4년이 ‘도시를 바꾼 시간’으로 불리는 배경도 이 지점에 있다.
대형 개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민선 8기 수원은 ‘새빛’이라는 이름 아래 생활행정의 체계도 다시 세웠다.
수원새빛돌봄은 2023년 7월 8개 동에서 시작해 2024년 1월 전 동으로 확대됐다.
이후 플랫폼 시범운영과 주민제안형 돌봄서비스 전 동 확대로 이어졌다.
개발의 언어와 복지의 언어를 분리하지 않고, 도시 안에서 함께 작동하도록 설계한 셈이다.
주거 분야에서도 변화는 이어졌다.
수원시는 노후 저층주택 집수리 지원사업인 새빛하우스를 민선 8기 생활정책의 대표 사례로 제시해 왔다.
공식 공약 실천계획에는 주차공간 확충, 기후대응, 주거환경 개선 등 생활 인프라 정비가 함께 담겼다.
도시의 성장은 신도시 개발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읽히는 대목이다.
오래된 주거지의 기능 회복과 생활환경 정비도 도시 재설계의 중요한 축으로 놓였기 때문이다.
녹지와 환경도 빼놓을 수 없다.
수원시는 2023년 5월 일월수목원과 영흥수목원을 차례로 개원했다. 도심 안에 생태와 정원을 들여오고, 이를 시민 일상 가까이 두는 작업이 본격화한 것이다.
빽빽한 도시 속 쉼의 구조를 만드는 일 역시 도시설계의 일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역사와 문화의 재구성도 지난 4년의 한 축이다.
2026년 3월 수원화성 성곽 안 남수동 한옥체험마을의 핵심 공간인 ‘남수헌’이 문을 열었다.
수원시의회는 같은 해 1월 문화콘텐츠산업 진흥 기본 조례안을 원안 가결했고, 관련 회의록에는 2025년 10월 문화콘텐츠팀을 신설해 2030년까지 단계별 추진 전략을 담은 중장기 계획 수립을 추진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역사도시 수원이 문화유산 보존을 넘어 문화산업 기반을 키우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지난 4년의 이재준 시정을 설명할 때 빼기 어려운 장면은 시민 곁에 있었던 시간들이다.
기업 유치와 공약 이행률 같은 수치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이재준 시장의 4년을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다.
문화 행사와 체육 행사, 지역 행사와 각종 현안 현장에서 이 시장은 반복해서 시민과 접점을 넓혀 왔다.
시장이 시청 안의 직책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 가까이 있는 자리임을 보여준 시간들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경선을 앞두고 나오는 일부 비판과 뒷말은 더 차분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정치의 계절에는 여러 말이 오갈 수 있다.
그러나 되짚어 물으면 구체적 근거가 약한 말이 적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지난 4년 동안 중대한 구설 없이 시정을 이어왔고, 수원시와 시민을 위해 공정하게 시정을 운영해 왔다는 점은 결국 기록으로 판단할 문제다.
결국 이재준 시장의 지난 4년은 완공의 시간이기보다 방향의 시간이었다.
22개 역세권 구상은 도시 공간 재편의 틀을 세웠고, 탑동 이노베이션밸리와 R&D사이언스파크는 첨단과학연구도시 전환의 좌표를 찍었다.
새빛돌봄과 새빛하우스는 생활행정의 구조를 바꿨고, 수목원과 남수헌, 문화콘텐츠 기반 조성은 역사·문화도시 수원의 외연을 넓혔다.
수원의 지난 4년이 역사에 남을 시기로 거론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수원은 사업 확장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 곁에서 도시의 미래 청사진을 다시 그려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