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이 곧 도시 경쟁력”…시흥시, 노동 존중 도시로 간다

  • 등록 2026.04.27 07:3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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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전담 부서 신설해 정책 기반 강화
5개년 기본계획으로 중장기 전략 마련
생활임금·유급병가로 권익 보호 확대
복지시설·안전점검으로 일터 환경 개선

 

[데일리엔뉴스 이종성 기자] 시흥시가 국내 최대 산업단지인 시흥스마트허브를 기반으로 노동정책을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전략 과제로 삼고 권익 보호, 복지 확충, 안전한 일터 조성에 나선다.

 

시흥시는 지난 3월 노동정책을 총괄하는 노동지원과를 신설하고 노동자 권익 증진과 복지 인프라 구축, 노동환경 개선을 아우르는 정책 추진에 들어갔다.

 

경기도 내에서 노동 전담 부서를 둔 곳은 시흥시가 유일하다.

 

시흥은 제조업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노동 집약형 도시다. 전체 사업체 종사자 가운데 제조업 종사자 비율이 36.8%를 차지한다.

 

시흥시는 이러한 산업 구조를 고려해 노동정책을 취약계층 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도시 성장과 지역경제 지속성을 좌우하는 정책 영역으로 다루고 있다.

 

올해 근로자의 날이 제정 63년 만에 법정공휴일이 되고 공식 명칭도 노동절로 바뀐 흐름과 맞물려, 시흥시는 ‘노동 존중 도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는 체계적인 노동정책 기반 구축, 노동 권익 보호, 노동자 안전 강화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2027~2031년 노동정책 5개년 계획 수립

 

시흥시는 올해 안에 ‘노동정책 5개년 기본계획’을 마련한다. 계획 기간은 2027년부터 2031년까지다.

 

기본계획에는 인공지능 등 기술 변화와 산업 구조 전환, 시흥의 지역 여건을 반영한 중장기 노동정책 방향이 담길 예정이다.

 

단기 지원 사업을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노동환경을 단계적으로 개선하는 실행 방안이 포함된다.

 

노동정책 당사자인 노동자, 고용주, 관련 단체를 대상으로 한 교육과 네트워크도 강화한다. 노동 인식 개선 교육, 안전 수칙 교육, 직무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정책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협업 워크숍도 운영할 계획이다.

 

지역 노사 현안을 논의하는 노사민정협의회 운영도 강화한다.

 

시는 노사 협력과 상생 분위기를 넓히고, 지역에서 발생하는 노동 현안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협력 구조를 다질 방침이다.

 

 

생활임금·유급병가로 노동 권익 보호

 

시흥시는 노동자의 기본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정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도는 생활임금제다.

 

생활임금은 시 소속 근로자의 안정적인 생활과 노동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정부 최저임금보다 높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사회적 임금제도다.

 

시는 매년 심의위원회를 열어 생활임금 단가를 정하고 있다.

 

공공 영역에 머물지 않고 민간 확산도 유도한다. 생활임금 이상을 지급하겠다고 서약한 기업에는 공공 계약 과정에서 가점을 부여하는 장려책을 시행하고 있다.

 

아파도 쉬기 어려운 노동자를 위한 ‘노동취약계층 유급병가 지원 사업’도 운영한다.

 

시흥에 거주하는 기준중위소득 120% 이하 근로소득자가 입원 치료나 건강검진으로 소득이 줄어든 경우 그 감소분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일용직, 단시간 노동자, 특수형태 근로자 등 기존 복지제도에서 소외되기 쉬운 노동자에게 소득 공백을 줄여주는 사회안전망 역할을 한다.

 

건설 현장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노동안전지킴이 사업도 이어간다. 산업재해 우려가 있는 현장을 상시 점검하고, 소상공인과 근로자를 대상으로 무료 법률·노무 상담을 제공하는 노동상담소도 연중 운영한다.

 

 

400억 규모 MTV근로자지원시설 건립

 

노동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복지 인프라 확충도 주요 과제다.

 

시흥시는 올해 MTV근로자지원시설 건립을 앞두고 있다.

 

약 400억 원이 투입되는 이 시설은 지상 10층 규모로 조성되며 숙박, 교육, 편의 기능을 갖춘 복합공간으로 계획됐다.

 

시는 이 시설을 근로자 휴양과 연수, 복지 서비스 제공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시민 문화생활 공간으로도 일부 공유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정왕동에 있는 시흥시 근로자종합복지관은 근로자와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교양 프로그램과 생활 편의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 이동노동자 쉼터 ‘온마루’는 이동노동자의 휴식과 소통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시흥시 노동자지원센터는 노동 상담과 노동인권 교육을 맡고 있다.

 

노동자들이 권리 침해나 근무 환경 문제를 상담받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현장형 지원 공간이다.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 ‘블루밍’도 운영 중이다.

 

2023년 문을 연 블루밍은 영세·중소 사업장 노동자의 작업복 세탁을 저렴한 비용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유해 물질에 오염된 작업복을 따로 세탁할 수 있어 노동자 건강권 보호와 생활 편의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4년 연속 중대재해 제로…아차사고 신고제 도입

 

안전한 노동환경 조성은 시흥시 노동정책의 또 다른 축이다.

 

시흥시는 중대재해예방팀을 신설한 뒤 4년 연속 ‘중대재해 제로’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자율적인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아차사고 신고제’를 시범 운영한다.

 

아차사고 신고제는 실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작업자의 부주의, 장비 결함, 불안정한 작업 환경 등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요인을 신고하는 제도다.

 

시는 전 공직자가 현장의 위험 요소를 더 세밀하게 살피도록 제도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다.

 

전문기관을 통한 중대재해 시설물 기술 점검도 시행한다. 자체 점검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위험 요인을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시흥시가 발주한 도급·용역·위탁 사업장에 대한 안전 점검도 병행한다.

 

시는 예산 규모와 관계없이 예방적 현장 점검을 수시로 진행해 관내 사업장의 안전 수준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시흥시의 노동정책은 제조업 중심 도시의 현실에서 출발한다.

 

산업단지와 중소 사업장, 이동노동자, 취약 노동자, 공공 발주 사업장까지 정책 범위를 넓히며 노동을 도시 운영의 주요 기준으로 세우고 있다.

 

노동지원과 신설을 계기로 시흥시가 추진하는 정책은 권익 보호와 복지, 안전을 따로 떼어 다루지 않는다.

 

노동자가 안정적으로 일하고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지역경제를 지키는 기반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종성 기자 l680502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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