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엔뉴스 이종성 기자] 최근 수원FC위민의 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챔피언스리그 경기 관람 협조 논란을 보며 오래전 라켓을 잡던 시간이 떠올랐다.
보도에 따르면 수원시청 소속 직장운동경기부 선수들이 오는 20일 오후 2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 관람을 준비했다.
수원시체육회 관계자는 임박한 대회 일정이 없는 선수 중 희망자 중심으로 관람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수원시 관계자도 공무원이나 통장 등에 대한 강요나 강제 동원은 없었다고 밝혔다.
물론 강제라면 문제다. 불이익을 암시했다면 더 큰 문제다. 선수의 훈련권과 휴식권은 존중돼야 한다. 공무원과 통장, 직장운동경기부 선수를 단순한 관중 동원 인력으로 보는 행정도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협조 요청을 곧바로 동원으로 몰아가는 시선도 위험하다. 스포츠 현장은 혼자 움직이지 않는다. 선수, 지도자, 시민, 행정, 자원봉사자가 함께 만든다. 국제대회라면 더 그렇다.
태권도 선수가 축구를 볼 수 있다. 배구 선수가 여자축구를 응원할 수도 있다. 배드민턴 동호인이 축구장을 찾는 일도 어색하지 않다. 그것은 종목 배신이 아니다. 같은 스포츠인으로서 보내는 자연스러운 응원이다.
스포츠는 원래 연결의 언어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도 선수들은 서로의 경기를 응원한다. 자기 종목이 아니어도 박수를 보낸다. 그 장면이 스포츠의 힘이다. 승패를 넘어 서로의 땀을 알아보는 마음이다.
지역 스포츠도 다르지 않다. 화성FC가 잘되면 화성의 스포츠가 커진다. 화성시청 배드민턴팀이 좋은 성적을 내면 화성의 이름이 함께 올라간다. 수원FC위민이 국제대회에서 주목받으면 수원 스포츠 전체에도 의미가 생긴다.
스포츠를 종목별 칸막이에 가두면 지역 체육은 성장하기 어렵다. 축구는 축구끼리만 움직이고, 배드민턴은 배드민턴끼리만 움직이면 관심은 더 좁아진다. 비인기 종목은 더 외로워진다. 여자 스포츠는 더 힘들어진다.
필요한 것은 강요 없는 연결이다. 선수 일정을 존중하는 응원이다. 시민이 자연스럽게 경기장을 찾게 만드는 문화다. 행정은 그 길을 열어야 한다. 언론은 그 경계를 정확히 봐야 한다.
비판은 필요하다. 공적 자원이 들어간 행사라면 더 꼼꼼해야 한다. 그러나 비판이 언제나 자극적 프레임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 협조와 강요는 다르다. 응원과 동원도 다르다.
모든 협조를 동원으로 단정하면 현장은 얼어붙는다. 국제대회를 준비하는 행정도 위축된다. 종목 간 교류도 줄어든다. 결국 손해는 선수와 시민에게 돌아간다.
나는 2017년 배드민턴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취미였다. 그러나 곧 빠져들었다. 셔틀콕이 오가는 속도가 좋았다. 복식 파트너와 호흡을 맞추는 긴장감도 좋았다. 코트 위에서 땀을 흘리는 시간이 좋았다.
1년 넘게 레슨을 받았다. 클럽 생활도 했다. 배드민턴은 몸을 움직이는 운동이었다. 동시에 사람을 만나는 일이었다. 그 시절 코트는 내게 또 하나의 생활 공간이었다.
그러다 아킬레스건이 파열됐다. 수술을 받았다. 지금은 예전처럼 라켓을 들고 뛰지 못한다. 그러나 배드민턴을 향한 마음까지 멈춘 것은 아니다.
라켓을 놓았지만, 배드민턴을 놓지는 않았다.
나는 화성시청 배드민턴팀 서포터즈 모임을 만들었다. 동호인과 엘리트 선수 사이에 작은 소통 창구가 필요하다고 봤다. 선수들을 방해하려는 자리가 아니다. 응원하고, 알리고, 지역 스포츠를 함께 키우자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모임도 조심스럽게 한다. 두 달에 한 번 정도다. 선수들의 훈련과 대회 일정에 부담이 되지 않는 범위에서 만난다. 응원은 커야 한다. 간섭은 작아야 한다. 그 선을 지키는 일이 서포터즈의 기본이라고 믿는다.
매년 신년 모임에는 작은 이벤트도 준비한다. 선수들에게는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 동호인들에게는 화성시청 배드민턴팀을 더 가까이 알린다. 큰 행사는 아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진심이 있다.
지난해에는 화성FC와 홍보 협약도 고민했다. 화성시청 배드민턴팀 서포터즈와 화성FC가 서로를 응원하는 방식이었다. 종목은 달랐다. 그러나 화성의 이름을 달고 뛰는 팀이라는 점은 같았다. 시민의 관심을 모으고 도시를 알린다는 취지도 같았다.
성사되지는 않았다. 서로 취지는 이해했다. 다만 인연이 닿지 않았다. 그래도 마음은 달라지지 않았다. 나는 지금도 화성FC를 응원한다. 화성시청 배드민턴팀도 응원한다.
스포츠는 승패만 남기지 않는다. 사람을 모은다. 도시의 이름을 알린다. 함께 응원한 기억을 남긴다. 그 기억이 지역의 힘이 된다.
서로 등을 돌린 스포츠가 더 비정상이다. 서로를 응원하는 스포츠가 정상이다.
라켓을 놓았다고 배드민턴이 끝난 것은 아니다. 내 응원은 아직 진행 중이다. 화성FC도, 화성시청 배드민턴팀도, 수원FC위민도 더 많은 시민의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