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엔뉴스 이종성 기자] 수원도시공사가 보도자료 배포 기준과 언론사 제외 절차를 묻는 정보공개 청구에 핵심 자료 대부분을 비공개하면서, 논란의 중심이 홍보실 책임자의 장기 보직에 따른 폐쇄적 언론 대응과 홍보 업무의 사적 운용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수원도시공사는 최근 보도자료 메일링 대상 언론사 현황, 배포 대상 추가·제외·변경 내역, 내부 지시 여부, 광고 집행과 보도자료 제공의 관련성 등을 확인하기 위한 정보공개 청구에 일부 자료만 공개했다.
공사가 낸 자료는 ‘2024년~2025년 수원도시공사 언론사 광고홍보비 집행 현황’ 1건이다. 자료에는 연도별 집행 취지, 집행 횟수, 광고 방식, 매체사 수, 집행예산만 담겼다.
제출 자료에 따르면 공사는 2024년 언론사 광고료 및 수수료 지급 명목으로 5회에 걸쳐 64개 매체에 5486만 원을 집행했다. 광고 방식은 언론사 배너 광고로 적었다.
2025년에는 같은 명목으로 3회, 59개 매체에 5820만 원을 집행했다.
그러나 언론사별 집행 금액은 빠졌다. 집행일자, 광고 방식별 세부 내역, 집행 기준, 광고 집행과 보도자료 메일링의 관련성도 공개되지 않았다.
보도자료 배포 대상 언론사 명단, 제외 기준, 변경 이력, 내부 보고서, 결재 문서, 회의자료, 업무 메모도 제출되지 않았다.
공사는 미공개 항목에 대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5호를 근거로 들었다.
이 조항은 비공개 대상 정보로 “감사·감독·검사·시험·규제·입찰계약·기술개발·인사관리에 관한 사항이나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 등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를 들고 있다.
문제는 공사의 회신이 청구 항목별 판단을 담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떤 자료가 존재하는지, 어떤 자료가 비공개인지, 어떤 자료가 없는지 구분하지 않았다. 공개하면 어떤 업무에 어떤 지장이 생기는지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공공기관의 언론홍보 예산은 시민 세금으로 집행된다. 집행 기준과 세부 내역은 예산 감시와 알권리 차원에서 투명하게 공개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수원도시공사는 총액성 자료만 제출했다. 정보공개 취지에 미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번 청구는 단순한 내부 문서 열람 요구가 아니다. 보도자료가 어떤 언론사에 배포됐고, 어떤 기준으로 일부 언론사가 제외됐는지 확인하려는 절차다.
광고비 집행 여부가 보도자료 제공 기준에 영향을 줬는지도 핵심 쟁점이다.
보도자료는 시민에게 필요한 공공 정보를 언론을 통해 전달하는 통로다. 광고비는 시민 세금으로 집행되는 예산이다. 두 영역이 뒤섞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면 공사는 기준과 절차를 문서로 설명해야 한다.
앞서 수원도시공사 홍보실은 보도자료 선별 배포 의혹에 휩싸였다. 보도자료 메일링 중단 사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광고비와의 관련성, 포털 제휴 여부, 기사 노출률 등이 언급됐다.
메일링 대상이 100개 언론사로 정리됐다는 취지의 설명도 나온 바 있다.
특정 언론사 배포 중단과 관련해 “실장 지시”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담당자가 긍정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이후 공사 측은 명확한 기준과 문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다.
논란은 홍보실 책임자의 장기 보직 문제로 이어진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수원시장 후보 캠프 언론담당을 맡았던 인사가 이후 수원도시공사 홍보 부서 책임자로 근무했고, 2026년 현재 홍보실장으로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장기 보직과 언론 대응 기준의 투명성 문제가 함께 제기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과거 선거 캠프 이력 자체가 아니다.
공공기관 홍보 책임자가 장기간 한 자리에 머물며 보도자료 배포, 광고 집행, 언론 대응 기준을 폐쇄적으로 운용해 왔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다.
홍보 책임자가 10년 이상 같은 업무 라인에 있었다면 운영 기준은 더 투명해야 한다.
보도자료 배포 명단, 제외 기준, 광고 집행 기준, 언론 응대 절차가 문서로 관리돼야 한다. 그래야 특정 언론 배제나 광고 연계 의혹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공사의 이번 정보공개 회신은 정반대 흐름으로 받아들여진다.
핵심 자료는 빠졌다. 비공개 사유는 포괄적이다. 자료 존재 여부도 명확하지 않다. 홍보행정이 공적 기준보다 내부 책임자의 판단에 따라 사적으로 운용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키우는 대목이다.
수원도시공사 홍보실이 시민 알권리보다 기관 편의와 특정 책임자의 판단을 우선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보도자료 배포는 홍보실장의 재량으로 끊고, 광고 집행 자료는 총액만 공개하고, 기준 문서는 비공개하는 방식이라면 공공기관 홍보행정의 기본 원칙과 맞지 않는다.
공사의 회신에 대한 이의신청도 제기됐다.
이의신청에는 공사가 청구 항목별로 공개·부분공개·비공개·부존재 여부를 구분하지 않았고, 비공개 사유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개인정보나 내부 검토 의견이 포함됐더라도 가림 처리 뒤 나머지 자료는 공개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보도자료 배포 기준과 언론사 선정·제외 기준, 언론사별 광고 집행 현황은 지방공기업 홍보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인하기 위한 공익적 자료라는 주장이다.
이의신청은 언론사별 광고 집행 현황 공개도 다시 요구했다.
연도, 매체명, 집행금액, 집행일자, 광고 방식, 집행 근거가 확인돼야 한다는 내용이다. 보도자료 메일링 대상 언론사 현황, 선정 기준, 제외 기준, 변경 이력도 부분공개 대상이라고 봤다.
공사가 답해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보도자료 배포 대상은 어떤 기준으로 정했는가. 제외 기준은 있었는가. 광고 집행 여부가 배포 기준에 반영됐는가. 포털 제휴와 기사 노출률은 왜 거론됐는가. 특정 언론사 배제에 관리자 지시가 있었는가.
더 근본적인 질문도 남는다.
수원도시공사 홍보실은 공공기관의 공식 홍보 조직으로 운영됐는가. 아니면 장기 보직 책임자의 판단과 관행에 기대어 닫힌 방식으로 움직였는가.
수원도시공사는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지방공기업이다.
홍보실은 기관 홍보를 넘어 시민 알권리와 행정 감시를 연결하는 창구다. 불편한 질문에 총액성 광고 자료만 내놓고 핵심 기준을 감추는 방식으로는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
이번 이의신청 결과는 수원도시공사 홍보실 운영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가르는 첫 검증대가 될 전망이다.
공개 가능한 자료를 내놓을지, 포괄적 비공개를 유지할지에 따라 논란은 홍보실 책임자의 장기 보직과 사적 운용 의혹으로 더 확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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