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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시민’ 이름 붙였지만, 문턱부터 높아진 용인FC

창단식 사전 신청·SNS 안내 시민 접근성 논란
출범 첫 행사부터 ‘신청자만 입장’ 방식 도마
시민 참여 내건 구단, 출범 절차는 행정 중심

 

[데일리엔뉴스 이종성 기자] 용인에 프로축구단이 출범한다. 명칭은 ‘시민프로축구단’이다. 시민 참여와 공공성을 내건 취지 자체는 환영할 만하지만, 출범의 첫 장면인 창단식을 둘러싸고 시민 접근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용인FC 창단식은 사전 신청자에 한해 참석할 수 있도록 운영된다. 용인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신청 방법과 일정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시민의 세금과 행정 지원으로 만들어진 구단의 첫 공식 행사가 특정 SNS 이용자를 중심으로 안내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시민구단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용인FC 관련 정보를 다루는 인스타그램 계정은 게시물 22건, 팔로워 217명, 팔로잉 29명 수준이다.

 

계정에는 유니폼 이미지와 경기장 홍보 콘텐츠 등이 게시돼 있다. 소개란에는 ‘용인FC 매거진’, ‘용인FC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소통창구’라고 적혀 있다.

 

문제는 창단식과 같은 공공성이 높은 핵심 행사 정보 역시 이 SNS 채널에 의존해 전달된다는 점이다.

 

게시물 수 20여 건, 팔로워 200여 명 규모의 초기 단계 채널에 시민구단 출범 정보가 집중될 경우 정보 도달 범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시청 홈페이지 공지, 공식 보도자료 안내, 오프라인 접수나 실시간 중계 등 대안이 병행되지 않았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시민구단의 창단식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구단의 철학과 운영 방향, 시민과의 관계를 선언하는 상징적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접근성 문제는 더욱 부각된다.

 

시민이 그 출발선에 서기 위해 ‘사전 신청자’가 되고, 그 신청을 위해 특정 SNS 접근이 요구되는 구조가 시민을 주체가 아닌 초대 대상처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용인FC 관계자는 “시민 접근을 제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며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관계자는 “창단식은 포은아트홀이라는 공연장에서 열리는 공식 행사로, 좌석이 지정된 구조인 데다 선수단과 선수 가족, 구단 관계자, 언론 취재진 등 필수 참석 인원이 사전에 배정돼 있다”며 “수용 인원과 안전 문제를 고려해 사전 신청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 “특정인을 우대하거나 선별하려는 취지는 전혀 없으며, 정해진 좌석 범위 안에서 공정하게 참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절차”라고 강조했다.

 

사전 신청 안내가 ‘용인FC 공식 인스타그램’으로만 표기된 점에 대해서는 배포 과정의 미흡을 인정했다.

 

용인FC 관계자는 “창단식 신청은 인스타그램이 아니라 용인FC 공식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받을 계획”이라며 “인스타그램은 보조적인 홍보 채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단이 작성한 초안이 시청 공보관실을 통해 배포되는 과정에서 안내 문구가 충분히 정리되지 않은 채 먼저 나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창단식 온라인 생중계에 대해서는 “구단 차원의 자체 생중계 채널을 아직 구축하지 못했다”며 “대신 K리그 연맹 출입 기자단을 중심으로 약 20개 언론이 취재를 신청해 보도를 통해 창단식 내용이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언론 초청과 조율은 용인시청이 담당하는 구조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시민프로축구단을 표방하면서 출범의 첫 장면에서 시민이 ‘신청 여부’를 먼저 증명해야 하는 구조가 적절한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상일 용인시장이 “시민에게 행복을 주는 구단”을 강조해 온 만큼, 그 행복이 경기장에서만이 아니라 출범 과정에서도 구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창단식은 하루로 끝나지만, 그 운영 방식은 구단의 성격을 규정한다는 점에서다.

 

용인FC가 ‘시민이 만든 구단’으로 기억될지, ‘행정이 만든 구단’으로 남을지는 출범 과정에서 시민에게 얼마나 문을 열었는지에 따라 갈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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