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엔뉴스 이종성 기자] 수원시 배드민턴협회(이하 협회)가 소속 지도자들로부터 약 2년간 약 8,000만 원에 달하는 회비를 징수해 관리하는 과정에서 횡령 및 부적절한 사용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따라 수원시와 수원시체육회가 진상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설문 조사 방식과 협회의 대응 방식이 공정성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수원시배드민턴협회, 지도자들로부터 2년간 약 8천만 원 징수... 횡령 및 부적절한 사용 의혹 불거져 https://www.dailyn.net/news/article.html?no=88283]
수원시 체육회는 지난 5일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회비 사용 내역 인지 여부 ▲납부 과정의 자발성 ▲사용내역 인지 및 공유 ▲하고 싶은 말 등을 묻는 4가지 문항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실명과 서명을 요구하며 익명이 보장되지 않은 방식으로 진행돼 지도자들의 반발을 샀다.
체육회 측은 "익명이 보장된다"고 해명했으나, 일부 지도자들은 "이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냐"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또한, 설문 진행 과정에서 지도자 회장이 전화를 걸어 '자발적이었다'고 작성하도록 회유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지도자는 "회장이 전화를 통해 '모두 자발적으로 동의했다고 써야 한다'며 입막음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2023년 2월부터 소속 지도자들에게 레슨자 수에 따라 월 5만 원에서 20만 원까지 차등 납부를 요구했다. 협회는 "협회 발전과 운영을 위한 납부"라며 동의서를 받았고, 납부된 금액은 협회 명의 통장에 입금됐다. 그러나 해당 금액이 협회 활동비로 사용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사용 정황이 드러났다.
회비는 스코어보드와 트레이닝복 구입, 명절 선물, 제주도 교류전 지원 등에 사용됐으나, 일부 지도자들은 "협회 관계자가 개인적인 생색을 내는 데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협회 소속 지도자 모임 회장이 약 2400만 원을 보이스피싱으로 잃었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는 온라인 도박으로 탕진한 것으로 추전되고 있다. 이를 파악한 협회장은 해당 금액을 다시 협회 통장에 입금할 것을 지시했으나, 입금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협회는 지도자들에게 협회 주최 대회에서 무보수로 일을 시키며 대가를 지급하지 않았다. 논란이 커지자 지도자들에게 참여 대회와 시간을 기록하도록 요구했으나, 명확한 계산과 보상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협회는 회비 납부에 불응하는 지도자들에게 "수원시에서 퇴출시키겠다"는 압박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자들은 "입금을 하기 싫으면 하지 마라. (레슨)할 사람은 많다"는 발언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수원시 한 지도자는 "밥줄이 끊길까봐 어쩔수 없이 냈다"며 협회의 회비 징수에 강하게 반발했다.
인근 지자체의 협회장은 "지도자들에게 회비를 걷는 행위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제 회비 징수를 비난했다.
다른 시 지도자는 "납득할 수 없는 일이 수원시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철저한 조사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도자는 "아직도 협회장이 지위를 이용해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것이 믿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원시와 체육회는 이번 사안을 철저히 조사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관련자들에 대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협회는 회비 모금과 사용이 지도자들의 동의 하에 진행된 것으로, 모든 지출 내역은 대의원총회에서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출내역 공개와 관련해 제보자를 밝힐 것을 요구하며 공개를 심사숙고 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