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엔뉴스 이종성 기자] 광명시가 청년 고립과 관계 단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본관계’ 구축 정책을 본격 검토하고 나섰다.
23일 열린 주간정책회의 10분 브리핑에서 청년들이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는 일조차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현실을 짚으며, 공공이 관계 형성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구상이 제시됐다.
이날 브리핑은 정재원 광명시 청년동 센터장이 맡았다.
정재원 센터장은 “요즘 청년들이 사람을 만나는 데 25만~35만 원을 내는 시대가 됐다”며 민간 모임 플랫폼 확산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면서 청년층의 관계 형성이 시장 논리 속에서 거래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 센터장은 실제 수치를 제시하며 문제의식을 강조했다.
사설 모임 플랫폼 유료 회원이 11만 명에 이르고, 다른 모임 애플리케이션도 1회 이용에 5만 원 수준의 비용이 들지만 가입자는 130만 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관계를 형성하는 일 자체가 점차 유료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센터장 이런 변화의 배경으로 일상 구조의 변화를 들었다. 배달과 키오스크, 온라인 기반 서비스가 일상화되면서 동네 안에서 자연스럽게 사람을 만날 기회가 줄었고, 알고리즘 기반 플랫폼은 비슷한 취향과 성향의 사람만 연결해 주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지역 안에서 우연히 이뤄졌던 만남이 이제는 의도적으로 만들지 않으면 생기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는 진단이다.
정 센터장은 이 같은 현상이 단순한 취향 모임에 그치지 않는다고 봤다.
육아 커뮤니티 등 생활 전반의 관계 형성도 점차 상품화되고 있다며, 돈이 있는 사람은 비용을 내고 관계를 맺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관계망 밖에 남게 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이를 관계의 양극화로 규정했다.
브리핑에서는 청년층의 사회적 고립 문제도 함께 언급됐다.
수도권 청년 가구의 55%가 1인 가구이고, 서울은 64%에 이른다는 점, 친밀한 지인 수는 줄고 있으며 30대의 경우 세대별로 가장 적은 수준이라는 점이 제시됐다.
정 센터장은 광명시 역시 이런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청년층의 관계 회복을 위한 정책 개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광명시가 내놓은 방향은 청년들이 조건 없이 연결될 수 있는 지역 기반 관계망을 만드는 데 맞춰졌다. 핵심 사업은 동네 기반 모임 플랫폼 ‘라임’이다.
정 센터장은 이 플랫폼을 통해 청년들이 일상 속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지역 안에서 관계를 확장해 갈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추진 일정도 공개됐다.
광명시는 3월부터 모임 리더 모집과 관련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했고, 플랫폼 개발을 거쳐 6월 정식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우선 모임 리더를 육성하고 운영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한 뒤, 향후 각 부서 정책과 연계한 콘텐츠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발표 내용에 공감을 나타냈다.
박 시장은 청년정책 가운데 몇 가지를 분명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사업으로 집중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번 기본관계 구상이 그 축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특히 청년들이 더 많은 정보와 기회를 얻고, 지역 안에서 서로 연결되며 성장할 수 있도록 공공이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단순한 모임 지원을 넘어 고립·은둔 청년까지 관계망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짚었다.
예산과 운영 방식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청년동 측은 올해 관련 사업비로 7천만 원이 반영돼 있다고 보고했다. 기존 청년동 홈페이지를 개편해 우선 운영하고, 보다 체계적인 플랫폼 보완은 내년도 예산에 담는 방안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사업비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필요하다면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려면 청년들이 들어와 머물 수 있는 정보와 콘텐츠가 충분히 담겨야 한다는 점도 함께 주문했다.
광명시는 청년들이 지역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토대를 공공이 함께 마련하는 방향으로 정책 구체화에 나설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