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엔뉴스 이종성 기자] 안산시가 전국 최초로 고려인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기념비를 세우며 이름 없는 영웅들의 희생을 역사 속에 새겼다. 4일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고려인 독립운동기념비 제막식’은 한국 독립운동사에 묻혀 있던 고려인의 공헌을 공식적으로 조명한 역사적 첫걸음이 됐다.
기념비는 총면적 50㎡, 가로 3.8m, 높이 3.2m, 무게 12.9톤 규모로 조성됐으며, ‘고려인 독립운동기념비 건립 국민추진위원회’가 모금을 통해 제작했다.
안산시와 국민추진위, 고려인 이주 160주년 안산추진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그간 기록되지 못했던 고려인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투쟁을 기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날 행사에는 이민근 안산시장, 변철환 재외동포청 차장, 박태순 안산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고려인 동포와 시민 150여 명이 참석했다. 제막식과 함께 헌화식, 기념비 기부채납 협약식이 차례로 진행되며 의미를 더했다.
이민근 시장은 “굴곡진 역사 속에서도 꺾이지 않았던 고려인들의 강인한 정신은 오늘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며, “안산시는 포용과 존중의 도시로서 이 정신을 품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안산은 선부동 뗏골마을을 중심으로 전국 최대 규모인 2만 3천여 명의 고려인 동포가 정착한 도시다. 이번 기념비는 단순한 조형물이 아닌, 다문화 도시 안산의 정체성과 역사적 책임을 동시에 상징하는 이정표가 됐다.